한 줄로 보는 흐름
서양미술사는 크게 "눈에 보이는 세계를 얼마나 진짜처럼 그릴까"에서 출발해, "눈에 보이지 않는 것(빛, 감정, 생각)을 어떻게 그릴까"로 옮겨 온 역사라고 볼 수 있습니다.
르네상스 화가들이 원근법으로 진짜 같은 공간을 만들었다면, 19세기 인상주의 화가들은 그 순간의 빛을, 20세기 화가들은 마음속 감정과 순수한 색·형태를 그렸습니다.
르네상스(15~16세기): 사람과 공간을 진짜처럼
중세 그림이 신의 세계를 상징으로 보여 주었다면, 르네상스 화가들은 고대 그리스·로마처럼 사람을 중심에 두고 실제로 보이는 대로 그리려 했습니다.
멀리 있는 것은 작게 그리는 원근법, 해부학을 바탕으로 한 인체, 윤곽을 연기처럼 부드럽게 흐리는 기법이 이때 자리 잡았습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가 대표작입니다.

바로크(17세기): 빛과 어둠의 드라마
바로크 그림은 강한 명암 대비와 극적인 순간으로 보는 사람을 끌어들입니다. 한편 네덜란드에서는 시민들이 집에 걸 그림을 사면서 평범한 일상과 풍경이 그림의 주인공이 되었습니다.
요하네스 베르메르의 그림은 창으로 들어오는 조용한 빛 하나로 방 안의 공기까지 그려 냅니다.
인상주의(19세기 후반): 순간의 빛을 붙잡다
19세기 화가들은 화실을 나와 야외에서 그렸습니다. 튜브 물감과 기차 덕분에 쉽게 밖으로 나갈 수 있었고, 빛에 따라 시시각각 변하는 색을 빠른 붓질로 담았습니다.
처음에는 "그리다 만 그림"이라는 비웃음을 들었지만, 지금은 가장 사랑받는 그림이 되었습니다. 이 이야기는 3강에서 자세히 다룹니다.

후기 인상주의와 20세기: 마음과 형태를 그리다
고흐, 고갱, 세잔은 인상주의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감정(고흐), 상징(고갱), 형태의 구조(세잔)를 그렸습니다. 이들이 20세기 미술의 문을 열었습니다.
20세기에는 마티스의 강렬한 색(야수파), 뭉크의 불안(표현주의), 사물을 여러 방향에서 본 입체파, 그리고 아무것도 닮지 않은 그림인 추상화가 차례로 등장했습니다. 칸딘스키와 몬드리안은 색과 선만으로 음악처럼 감정을 전하려 했습니다.
그림 앞에서 써먹기
처음 보는 그림 앞에서 "진짜처럼 그렸나, 빛을 그렸나, 감정을 그렸나, 색과 형태 자체를 그렸나"를 먼저 물어보세요. 그 답이 그림이 그려진 시대를 알려 주는 첫 단서가 됩니다.




